[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2020 상반기 일반공모지원사업 최종 선정결과 발표

2020년 상반기 일반공모사업 심사평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공모사업은 거창하지 않아도, 전문적이지 않아도, 내 일상에서 변화를 상상하게 돕는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응모를 하는 입장에서는 공고문에 적혀 있는 ‘일상에서 시작된 궁금증, 소소한 실천, 더 나은 삶에 대한 상상’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번 응모서류를 살펴보면서 그 지점을 확인하였습니다. 응모한 사업 중 가치가 없거나 중요하지 않은 사업은 거의 없습니다. 비교적 ‘작은’ 변화가 구체적인 내 삶과 관계망 속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따름입니다. 심사위원이나 센터 구성원이라고 그 차이를 임의로 정의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실제로 생활 속에서 부딪치고 실현할 수 있는 활동이야말로 이 세계를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힘이라는 인식을 공유한 상태로 심사를 수행하였습니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삶과 맞닿아 있는 순간에 공동체성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정이 꼭 즐겁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변화를 만드는 방법에 정답은 없습니다. 각 지역의 문화에 따라, 이슈에 따라, 변화를 바라는 주체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뿐입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공모사업이 그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이길 바랐습니다. 

육아, 교육, 장애, 성평등, 기후, 문화 등 지리산권에서 살아가는 여러 이웃이 발견한 이슈가 드러났습니다. 이런 과제가 해결된다면 지역사회는, 마을은, 우리 관계는, 나의 삶은 조금 더 나아질 것 같습니다. 공모사업이란 매개로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와 만나셨으니 함께 손잡고 변화의 길을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작은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지원서에서 발견한 아래 문장과 같이, 앞으로 지원자들이 직접 구상하고 실행하고, 망설임과 실패와 혼란 속에서 건져내는 작은 결실이 차차 그 변화의 실제 모습을 정의해주리라 기대합니다.
“우리의 농사법이 누군가에게는 아무리 미미한 행위일지라도 어떤 형태로든 한 사람의 정신이라도 움직이는 데 성공한다면 하나의 씨앗이 싹을 틔울지도 모를 일입니다. ‘온건한 우리들의 저항 이것이 바로 기존 질서를 뒤흔들게 될 것입니다’.“

2020년 4월 10일
2020 일반공모지원사업 심사위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