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조(례만드는)청(소년) 실록 1819

프로젝트이름
조(례만드는)청(소년) 실록 1819
모둠명
조례만드는청소년
모둠소개

<조례만드는청소년>은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2018년 9월 설립된 청소년단체이다. 이들은 조례 제정에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반영시키기 위해 거리집회, 공청회, 문화제, 엽서 보내기 등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경남학생인권조례 운동의 역사가 10년이 넘었음에도 그동안 청소년들이 어떻게 조례 제정을 위해 노력해왔는지 알기 어렵다. 청소년 운동은 기록되는 일이 드물고 기록되더라도 다른 집단의 운동의 부록처럼 소개되기 때문이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경남에서 이뤄진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기록,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이를 통해 경남의 청소년 운동 역사를 남기고, 다른 지역에서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에 간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활동배경

청소년 운동너무 외로워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있고 오히려 정보 과잉의 시대라고 말하지만, 청소년이 정치적 또는 사회적 활동을 하려할 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 두발 규제에 대한 저항운동은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학교 내에서 두발규제에 대해 반대하는 청소년은 주변에서 수많은 억압을 받으며 세상에서 마치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오직 자신밖에 없는 것처럼, 두발 규제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건 자신이 세상에서 처음인 것처럼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비수도권 지역이면 더욱 사람도 화두도 빈약해 고민을 나눌 사람은커녕 정보 부족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징계 등의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경우도 더 많다. 특히 경남과 같은 도 지역은 인구 대비 면적이 넓어 사람들이 모이기도, 교류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정보의 부족과 고립이 활동에서의 가장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청소년인권교육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청소년 운동이 존재했다는 것을 처음 들었다, 존재 한다는 자체가 놀랍다고 말합니다. 두발자유나 강제 학습 반대를 목숨 걸고 외쳤던 청소년 열사가 있었다는 것, 2000년대 이후 열렸던 학내 집회나 학생들이 학교를 바꾸고자 한 전국 곳곳의 이야기들을 듣고 자신의 언어를 발견하고 얼굴은 모르지만 어디선가 자신과 같은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있는 동료와의 연대감을 느낍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은 그래서 활동집을 만드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하는 또 다른 청소년들이, 인권을 이야기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조금은 덜 외로울 수 있고 우리의 기록에서 보다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 또한 외롭지 않은 운동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

청소년 운동 왜 무시해?

소수자가 무시당하고 차별받는 것은 운동의 역사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어서야 여성독립운동가들이 조명받는 예만 보아도 그렇다. 청소년의 주체적인 행동은 기특함으로 소비되기 일쑤고 청소년이 운동에 헌신하는 시간은 일탈이나 잠깐의 방황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래서 기록되는 일이 드물고 기록되더라도 다른 집단의 운동에 기대에 부록처럼 소개되고는 한다.

경남학생인권조례 운동의 역사가 10년이 넘었음에도 그동안 청소년들이 어떻게 조례 제정을 위해 노력해왔는지 알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기록되어야 기억된다.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지고 잊혀지면 없던 일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경남의 청소년 운동 역사를 남기고자 한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의 역사가 기록되는 것의 중요성은 현재 경남학생인권조례의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경남학생인권조례는 교육감 발의로 추진되고 있다. 소위 ‘진보교육감’이 발의하는 경남학생인권조례이기 때문에 교육감의 정치적 업적처럼, 청소년을 아끼고 사랑하는 어른들의 시혜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교육감은 한층 후퇴된 학생인권조례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청소년들은 ‘우리도 사람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경남에서 이뤄진 청소년들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기록함으로서 청소년의 입장에서 이 시기를 어떻게 평가하고 무엇을 기억해야하는지를 남기려고 한다.

우리는 너무 멋지니까!

4.19, 5.18…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자랑스러운 역사이지만 길에서 피흘리며 쓰러지는 영상 속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은 ‘집회에 나가는 건 위험해’였다.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고 너무 힘들고 무서운 일이라고 가르쳐주는 것 같았다. 시간이 많이 흘러 지금의 세상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은 치열하게 활동하고 있다. 강제학습을 빠지고 거리에 나오고 가족들의 반대를 뒤로하고 한 손엔 마이크를 한 손엔 앰프를 끈다. 문화제 시나리오를 쓴다고 밤을 새고 회의 때문에 김밥으로 때운 끼니도 수없이 많다. 다른 사람과 세상에 보다 많이 관심을 쏟기에 분노하는 일고 우는 일도 많다.

하지만 <조례만드는청소년>은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모일 때마다 상대방의 귀여움에 감탄하고 서로의 매력에 빠져 함께 웃는다. 활동을 하고 있기에 더 힘들기도 하지만 활동을 하기에 행복하다. 이토록 멋지게 정치하고 사회 활동하는 청소년들의 역사, 그 긍지의 기록을 보면 ‘나도 나 자신으로 나서볼까?’, ‘참지 말고 소리 내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구나!’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매력적인 운동의 모습을 다양하게 발굴해내고 공유하는 것 역시 하나의 운동일 것이다.

무엇보다 사실 우리는 너무 멋지다. 이런 대서사는 기록으로 잘 남겨야 한다. 이 또한 활동집이 만들어져야 하는 명백한 이유이다.

활동목표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2018년 10월부터 열심히 활동해온 <조례만드는청소년>의 활동을 기록한 책자를 만드는 것.

  • 청소년인권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외롭지 않도록, 시행착오를 줄여 더 발전된 활동을 할 수 있는 참고자료를 만들자!
  • 2018-2019 경남지역 청소년들의 활동이 기록된 역사책을 남기자!
  •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삶, 즉 재미있고 매력적이고 행복하게 활동하는 삶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초대장을 만들자!
활동내용

61~ 727일의 활동

모순적이게도 스승의날, 상임위원회에서 찬성3, 반대6으로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은 본의회에 한번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부결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눈앞이 막막한 청소년들은 희망을 잃지 않으려 도의회 앞 농성장을 세우고, 거의 매일 농성장에서 만나 회의를 진행하고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조례만드는청소년>의 활동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728~ 99일의 활동

활동기록집의 내용은 최대한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하기에 평소에 만나지 못한 회원들을 만나고(만나러갑니다 프로젝트), 모두에게 열려있는 평가 회의를 7차까지 진행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의 운동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이 되기도 했다.

99~ 1129일의 활동

활동일정 활동내용
9월 16일 1차 기획회의 브레인스토밍 구상, 내용 기획, 약속 만들기, 활동기록집 배포 기획
10월 3일 활동기록집팀 회의  수기 글자수 및 인원 파악, 인터뷰어 및 인터뷰이 선정 
10월 12일 활동기록집팀 회의  내용 마감 확인, 연표 제작, 표지 외주 확정
10월 25일 활동기록집팀 회의  미뤄진 마감, 제작발표회 장소 재논의
10월 28일 활동기록집팀 회의  결과보고서 작성과 마지막 마감 

1129~ 126일의 활동

부족한 인쇄비를 빌리고, 끝나지 않은 마감을 붙잡고, 활동기록집 파일을 인쇄소에 맡겨 제작하고 배포하여 이 운동을 공식적이고 역사적으로 남길 수 있었다. 특히 학교도서관 및 공립도서관, 시민사회 단체 등에 배포하여 널리 기억되게 할 것이다. 활동기록집이 제작되었지만 제작발표회라는 행사로 더 멀리, 더 멋지게 알릴 수 있었다.

활동성과

우리의 작은변화

기록을 위해 한 달간 우리의 운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운동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조금이라도 활동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된 뜻 깊은 시간이었다.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이 자동폐기라는 결과를 맞닥뜨리고 정말 허무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과 더 잘 했으면 좋았을 점들, 어쩔 수 없었던 한계들을 이해하면서 경남 청소년운동의 위치 또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해냈던 활동들을 돌아보며 ‘우리 서로를 토닥이며 잘 싸웠다, 함께 했기에 할 수 있었다’라고 하면서 서로에게 더 의지하고 힘이 되어줄 수 있었다.

활동가들은 개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수기를 작성하며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한 명 한 명이 우리의 운동에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참여했는지, 운동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자신의 활동이 주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운동을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개인의 역사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회원들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성장했고, ‘우리’ 또한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만든 작은 변화

프로젝트가 끝나고 우리가 만든 변화가 바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개인의 변화보다 느리게 드러나니까. 하지만 그 변화를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행동이 있기에 세상은 느리게라도 변하는 것일 겁니다. <조청실록>은 그 느린 파도를 크게 만들기 위한 작은 바람일 것이다.

<조청실록>은 새로운 동료들에게 그동안의 역사를 들려줄 수 있는 기록이다. 그렇게 우리의 역사는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청소년인권,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가장 앞장서 가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라고 외칠 수 있는 역사의 밑거름이 되었다.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을 제정하기 위해 가장 치열히 싸웠던 주체가 바로 청소년들이었으며,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이들이 있다며 알렸고, 그 변화를 같이 만들어 가자며 손을 내밀었다. 누군가 우리의 내민 손을 잡아주리라 믿는다.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의 리부트’였듯이 <조청실록>은 ‘청소년운동의 리부트’가 되었다. 이로 더 많은 청소년들의 움직임을 만들어낼 것이다.

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