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일산의 소리, 일상의 욕망

프로젝트이름
일산의 소리, 일상의 욕망
모둠명
브리꼴뢰르
모둠소개

고양자유학교숲터 재학생 6명으로 구성된 팀. 멤버들은 학교에서 공부하며 경제학이 단지 도표와 도식으로 이루어진 고정된 학문이 아니라 삶 – 우리의 소비 패턴과 욕망을 되물을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익숙한 공간을 낯선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우리 식으로 경제학 수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리꼴뢰르>는 일산의 곳곳을 관찰하며 도시화와 자본주의에 대해 사유하고,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로 사유의 결과물을 제작할 예정이다.

활동배경

일산은 계획된 신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정돈되고 쾌적한 주택단지들과 더불어 활기 없는 상권, 공터인지 공장인지 헷갈리는 공장 지대 등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삶이 많이 곤궁한 사람도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부유한 사람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어쨌든 문화나 소비와 관련된 욕구는 아주 높은 편이다. 고양자유학교 재학생들의 가정환경도 이와 같고, 때문에 아직 어린 탓도 있겠지만 우리는 빈곤이나 자본주의에 대해 다소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를 피상적으로 느끼기는 하지만 실제 삶에서 그 문제가 우리와 동떨어진 게 아니라는 것을 배워서 알고 있다. 11학년이 되었고, 1년 반 후에는 졸업을 맞이할 우리에게 사회는 더 이상 추상적인 대상이 아니기도 하다. 실제로 올해 사회과 수업을 시작하고 이 프로젝트를 기획해가면서 보다 유심히 관찰하고 고민해보니 우리들의 일산이 수도 서울과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아주 다르고, 그러면서도 21세기 세계 곳곳의 도시들이 공유하는 문제점을 함께 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일산이 십대 거주자인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는 그 가운데 어떤 것을 수용하고 또 어떤 것을 거부할 것인지 생각해보고 싶다. 우리가 살고 싶은 세계가 무엇인지,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떤 주체가 되고자 하는지 생각해보고 싶다.

이처럼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보다 직접적이고도 신체적으로 사회의 문제를 만나고 적극적으로 그것을 사유해보고자 한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내가 자라나는 가정환경, 내가 주로 방문하는 상점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한 단면, 혹은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한 면을 보고자 한다.

활동목표
  • 일산 거주민으로서 내게 더할 바 없이 익숙해진 이 공간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도시화와 자본주의에 대해 고민한다.
  • 2020년 현재 대한민국 십대가 살고 있는 사회, 살기를 요구받는 사회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가 살고 싶고 살아야 할 사회는 무엇인지 상상해본다.
  • 공부한 내용을 이미지와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와 소스를 활용해 콘텐츠로 만들어본다.
활동내용

기획회의, 사전 조사 단계

  • 공간 직접 탐방 전 필요한 지역 정보 서칭 및 공유
  • 공간에 대한 이미지 함께 구축
  • 공간 내 특정 스팟에서 진행할 활동 구상 및 플랜 세우기

지영동/내유동 탐방

  • 거주민/부동산/공장노동자 등 인터뷰: 부동산업자로부터 객관적이고 다양한 지역 정보 획득. 거주민들이 대체로 연령층이 높아 질의응답에 다소 어려움 겪음. 공장의 경우 촬영 거부. 인터뷰의 경우 형식적인 질문들만 가능. 외국인노동자 있었으나 인터뷰 불가.
  • 골목, 주택, 밭, 버스정거장 등 사진 촬영 및 스케치: 지영동 및 내유동의 전체 분위기 및 이미지 추출. 같은 공간 안에 공존하는 다른 분위기 파악. 특정 장소에서 엿보이는 ‘이야기’ 채집.
  • 사운드 녹음 및 영상 촬영: 다양한 소스가 많아야 후반 작업 가능함. 이날 탐방에서 얻은 소스 부족.

구일산 탐방

  • 거주민/공원 및 일산역 이용자/상점/시장상인/부동산 등 인터뷰: 시장 상인 및 상점 상인으로부터 다양한 정보 획득. 개발과 공무원에 대한 인식/코로나 사태로 인해 발생한 변화 등. 거주민 및 이용자는 많은 경우 인터뷰 및 설문 불응. 부동산업자로부터 다양한 지역 정보 획득.
  • 시장, 공원, 역사(驛舍), 아파트 단지 부근 촬영 및 스케치, 녹음: 일산재래시장 및 오일장 분위기 및 풍경 추출. 시장 제외한 구역에서는 전반적으로 통행량 많지 않은 편. 시장의 요란함에 비해 다른 공간들 사운드는 강도‧밀도면에서 낮음. 전시관으로 사용 중인 일산구역사는 코로나로 인해 잠정 폐쇄 상태.

마두/정발산 탐방

  • 거주민/상점/부동산 인터뷰: 부동산으로부터 다양한 지역 정보 획득- 상점가 형성 시기/상점 유형 및 성격/주택단지 특징/거주민 연령 및 특색. 거주민은 거의 인터뷰 불응. 상점도 불응.
  • 주택단지/공원/도로변/공공시설/상점가 촬영 및 스케치, 녹음: 도로변 큰 건물들은 줄지어 신축 및 리모델링 공사 진행 중. 주택단지 안은 대조적으로 아주 조용한 분위기. 비교적 크고 깨끗한 주거 환경. 소위 ‘일산 베버리힐즈’라는 명칭이 어떤 삶과 환경을 모델로 한 것인지 짐작케 함. 공원과 주택가는 밝은 오후 시간에는 거의 인적이 없는 편. 거주민 내지 행인 없음. 상점가는 현 트렌드에 맞춘 팬시한 카페와 레스토랑들로 구성.

웨스턴돔/라페스타 탐방

  • 행인 스티커 설문: 주된 방문 이유, 자주 가는 장소, 본 구역의 강점 및 특징 등
  • 상점/부동산 인터뷰: 오피스텔 및 대형 상가 등이 위치한 곳으로 부동산 관련 정보 공개 꺼려 인터뷰 불응. 사진 촬영에도 민감. 학교 학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단 한 번 인터뷰 달성.
  • 쇼핑단지/거리/상점가 촬영 및 스케치, 녹음: 스케치 및 촬영에 극도로 민감, 경비원에 의해 제지당함. 웨스턴돔은 발터 벤야민이 말하던 전형적인 ‘아케이드식 구조’. 라페스타는 레트로한 상점들이 대부분. 코로나 영향으로 행인 없이 한적한 모습.

활동성과

우리의 작은변화

팀 프로젝트 면에서

  • 역할을 분담할 때 생각보다 융통성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잘하지 못해 기술적 어려움을 겪더라도 그 부분에 대해 더 관심이 많고 고민할 수 있는 구성원에게 역할을 맡기는 게 맞는 것 같다.
  • 탐방할 때 확실하게 주제와 목적을 잡아두고 그걸 놓치지 않으면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웠다. 전체 큰 그림을 잡고 가되, 매번 탐방의 목적도 새로 세워야 한다.
  • 기획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 디자인 등 재미있는 작업을 하면서 그쪽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공간 탐방 프로젝트 면에서

  • 탐방할 때 사후 작업의 그림을 구체화시켜 간다면 결과물이 더 잘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단순히 새로운 눈으로 보겠다는 생각이 오히려 활동을 모호하게 했다.
  • 라페스타 및 웨스턴돔을 다닐 때 고유함이 없다고 말했는데, 사실 그게 국내 모든 번화가의 특징 같다. 홍대와 이태원도 이제 다 비슷한데, 모두 체인점 등으로 채워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도시화는 모든 장소 및 모든 국가를 비슷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만든 작은 변화

  • 인터뷰이 가운데 청소년이 동네에 대해 이런 시각을 가지고 활동하고 사람들과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고 지지를 해주는 분들이 있었다. 그날 퇴근길에라도 자신들의 거주지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 주제나 형식이 흔치 않은 프로젝트였고 발표회도 그랬다. 자신의 공간을 새롭게 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지 않았을까 싶다.
  • 아쉬움: 애초 계획은 다양한 형식의 온오프 발표회를 통해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상황상 그렇게 하지 못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그와 같은 형식으로 자리를 만들고 싶다.